유월외과 이야기 · 01
저는 당신의 전화를
직접 받는 게 마음 편한 의사입니다
전공의 시절, 전화는 언제나 나쁜 소식이었습니다. 지금도 벨소리가 울리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이건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퇴근 이후에 걸려오는 전화를 직접 받습니다. 상담실장을 거치지 않고, 제가 받아서 제가 답합니다. 수술 부위가 부었다, 진물이 난다 — 이런 질문은 몇 마디만 들으면 판단이 서기 때문입니다. 저는 기다리게 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오랫동안 저를 괴롭히던 습관이, 이제는 그렇게 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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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3년 차 때, 72시간 동안 수술방에서 나오지 못한 적이 있습니다. 하나가 끝나면 다음 수술이 잡혀 있었고, 그게 끝나면 또 다음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사람이 적은 과였고, 손이 되는 사람에게 일이 몰리던 시절이었습니다. 그렇게 산 게 전공의 1년 차부터 펠로우까지, 6년쯤 됩니다. ‘이제 자야지’ 하고 이불을 덮고 누워 본 것이 5년이 채 되지 않습니다. 그전에는 버틸 때까지 버티다가, 쓰러지듯 잠들었습니다.
그 시절, 전화는 언제나 나쁜 소식이었습니다. “선생님, 환자분 상태가 이상합니다.” 지금도 벨소리가 울리면 몸이 먼저 반응합니다. 광고 전화든 안부 전화든 상관없습니다. 벨소리는 벨소리라서, 구별이 되지 않습니다.
이건 고쳐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퇴근 이후에 걸려오는 전화를 직접 받습니다. 상담실장을 거치지 않고, 제가 받아서 제가 답합니다. 요즘은 다들 문자나 메신저를 편해하시지만, 저는 여전히 전화가 편합니다. 20년을 그렇게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이유는 하나 더 있습니다. 수술 부위가 부었다, 진물이 난다, 이게 정상인지 아닌지 모르겠다… 이런 질문은 몇 마디만 들으면 판단이 섭니다. 대부분은 “괜찮습니다” 한마디로 끝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제가 드리는 전문가로서의 조언이 정말 중요하게 쓰일 때도 많습니다.
저는 기다리게 하는 의사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진료실 안에서 가운을 입고 앉아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도 의사의 한 모습이겠지만, 저는 그 편안한 자리보다 먼저 전화를 받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오랫동안 저를 괴롭히던 습관이, 이제는 그렇게 쓰입니다.


